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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변한 목소리? 치료가 필요한 엄연한 ‘음성질환’입니다” [인터뷰] 이비인후과 전문의 안철민 원장

 [인터뷰] 이비인후과 전문의 안철민 원장 재발 잦은 음성질환, 음성 이상 발생시 질환으로 인식하는 것이 중요 음성치료, 원인 따라 치료법도 달라져



목소리는 말을 전달하는 중요 수단이자 얼굴과 체형만큼이나 인상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이다. 크고 작은 이유로 목소리가 변하거나 제대로 나오지 않으면 민감해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많은 사람이 목소리 문제는 저절로 나으리라 생각하고 내버려 두는 경우가 많다. 목소리의 변화와 이상은 치료가 필요한 질환이다. 이비인후과 전문의 안철민 원장(프라나이비인후과의원)을 만나 음성질환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



이비인후과 전문의 안철민 원장 ㅣ출처: 프라나이비인후과의원



목소리가 이상하다 ‘질환’으로 인식해야 하는 이유사람의 목소리는 폐에서 나온 공기가 성대를 진동하며 시작되는 공기의 파동이다. 이 파동은 목의 길이, 코의 길이 등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목소리는 지문처럼 사람마다 다르고 다양하다. 미국의 심리학자인 앨버트 메라비언(albert mehrabian)이 연구한 바에 따르면 첫인상의 38%는 목소리로 결정된다. 그는 언어를 통해 의사소통할 때 영향을 미치는 세 가지 요소 즉 정보, 음성, 태도 중에서 목소리의 영향력은 38%, 표정 5%, 태도의 영향력은 20%지만 말의 내용이 미치는 영향력은 고작 7%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얼핏 생각하기에 정보를 주고받고자 의사소통하는 만큼 그 정보나 지식이 가장 중요할 것 같지만, 뜻밖에도 목소리나 태도가 훨씬 더 중요한 요소라는 것이다.안철민 원장 역시 "목소리는 첫인상은 물론 그 사람의 전체적인 이미지를 결정짓는 역할을 한다"며 "목소리에 따라 경박해 보이거나 소심하고 자신감이 없어 보이기도 하고, 상대방에서 호감과 신뢰감을 심어주기도 한다"라고 말했다. 그만큼 목소리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커뮤니케이션을 담당하는 중요한 요소인 셈. 그러나 주변을 살펴보면 목소리에 발생한 문제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목소리가 변하거나 잘 나오지 않는 상태 등도 음성장애 중 하나임에도 질환으로 인식하지 못하여 치료받지 않아 병을 키우는 경우가 왕왕 있다."음성장애란 성대의 이상, 발성 방법의 이상, 신경 근육의 이상 등으로 발성 기능에 이상을 초래하면서 듣는 목소리에 변화가 생기는 현상입니다. 즉, 듣기에 이상하거나 거슬리게 들리는 목소리는 모두 음성장애라고 할 수 있어요. 허스키한 목소리나 앵앵거리는 하이톤의 목소리 등은 오랜 기간 음성장애를 가지고 있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음의 3요소’뿐 아니라 다각도로 음성 상태 판단하여 진단음성은 인간의 발음 기관을 통해 발생한 소리가 언어학적으로 의미가 있을 때를 의미한다. 소리와는 엄연히 다른 개념이다. 그렇기 때문에 음의 강도(세기), 음도(높낮이), 음색 등 '음의 3요소'가 개인의 나이와 성별에 적절하지 않고 비정상적일 때 음성장애로 진단한다.사실 '음의 3요소'는 어느 정도 주관적 판단이 개입될 수밖에 없는 영역이다. 그래서 '음의 3요소'만으로 비정상 여부를 판단하는 것에 대한 우려가 있을 수 있다. 이에 안철민 원장은 "판단은 검사 장비를 통해 과학적으로 분석한다"라며 우려를 일축했다. 그는 "성인 남성인데, 어린 여자아이 같은 목소리가 나는 변성장애의 경우, 장비를 이용해 검사하면 음도가 비정상임을 확인할 수 있다"라며 환자의 목소리의 주파수, 강도, 세기 등을 검사하고, 검사 결과가 환자의 성별과 나이 등의 표준(정상)을 벗어나면 이를 비정상으로 판단한다고 덧붙였다.음성질환에 활용되는 검사는 다양한데, 성대의 구조를 직접 관찰하고 발성 기능을 확인하는 성대후두경검사, 귀로 듣게 되는 음성 상태를 객관적으로 확인하는 음성음향검사(컴퓨터를 통해 음성 상태 분석하고, 발성 기능의 정도, 발달 상태 등을 확인)를 통해서 음성의 상태와 질환의 정도, 원인 분석, 치료 방법 등을 결정한다.

환자 상태와 상황에 따라 음성질환을 검사하는 방법은 다양하다 ㅣ출처: 프라나이비인후과의원



원인에 따라 질환도 다양하게 나타나음성장애는 원인에 따라 나타나는 질환이 다르다. 음성장애는 크게 기질적 음성장애와 기능적 음성장애, 후두 운동성 장애, 신경학적 음성장애로 구분하는데, 유형에 따라 원인이 다르다.기질적 음성장애의 원인은 음성의 오용·남용·과용, 흡연, 술, 약물, 알레르기 등으로 다양하다. 이 중 가장 대표적 원인은 후두 양성 병변으로 음성장애를 일으키는 가장 흔한 질환인 성대 결절, 성대 용종(폴립), 성대 낭종을 일으킨다. 이 외에도 후두암 등 악성종양, 인후두 역류 질환도 후두 양성 병변에 속한다."성대결절이나 폴립은 목소리 내는 방법이 과도하거나 잘못되었을 때 성대점막에 혹 모양의 질환이 생기는 것입니다. 가장 흔한 음성장애 질환이죠. 선천적으로 많이 오는 성대구증은 어려서부터 지속적으로 높고 바람 새는 목소리를 내게 하는 성대의 구조에 이상이 있는 질환입니다. 사람에 따라 소리를 울리는 통을 크고 작게 변화를 주면 울림통의 변화에 따라 나오는 소리 특징이 달라져요. 거친 성격을 가진 사람은 말하는 것도 거칠죠. 그런 사람들은 성대에 강한 충격을 주기 때문에 성대가 붓고, 그로 인해 강하고 허스키한 목소리가 만들어집니다."

음성질환 원인에 따라 질환도 다양하게 나타난다 ㅣ출처: 프라나이비인후과의원



기능적 음성장애는 기질과 해부학적, 신경학적으로 원인이 없는 경우를 말한다. 호흡이나 발성, 공명 등의 구조는 정상인데, 기능에 문제가 있는 경우로 근긴장성 발성장애, 정신질환과 연관된 발성장애 등이 여기에 속한다.후두 운동성 장애는 연축성 발성장애라고도 하는데, 후두에 국한적으로 발생한 근긴장성 이상으로 발생하는 발성장애이다. 여성에서 많이 나타나며, 정신적인 긴장이 있을 때 더욱 악화하는 경향을 보이며 떨리고 끊기는 목소리가 나서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는다.신경학적 음성장애는 뇌 손상으로 인한 운동 구어장애와 동반되는 음성장애이다. 후천적 뇌 손상에 의한 언어 이해와 표현 능력 손상 증상인 실어증과는 다르며, 신경계 손상에 의해 음성장애가 나타난다. 기질적 음성장애를 포함하기도 한다.‘음성질환’이라는 자각이 음성치료의 시작"음성장애 진단을 받는다고 무조건 음성치료를 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환자 상태에 따라 음성치료를 하기도 하고, 수술적 치료를 하기도 합니다. 음성질환은 비교적 치료가 잘되는 질환이기 때문에 음성 문제를 질환으로 인식하고 치료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음성질환은 저절로 좋아지지 않습니다. 물론, 성대 결절 초기의 경우 말을 최대한 하지 않고 휴식하며 카페인 섭취나 흡연, 미세먼지 등을 피하면 저절로 좋아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 외에는 음성장애를 방치할수록 완치 시기만 늦어집니다. 음성장애는 완치율이 높기 때문에 음성변화가 오면 초기에 빨리 검사하고 치료를 받는 것이 좋습니다."안철민 원장은 "성대의 기능을 정상화하고 정상적인 음성 생성이 가능하게 하는 음성치료가 음성질환 치료의 가장 기본"이라며 "음성질환은 재발이 잦기 때문에 음성 이상 발생 시 질환으로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하지만 평소 음성 이상을 발견하고 병원을 찾아야 하는 시기를 가늠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음성치료가 필요한 단계가 있을까 안 원장은 "음성치료가 필요한 단계란 것은 없지만, 대화할 때 주변에서 목소리가 감기 걸린 것 같다는 이야기를 들어 신경 쓰인다거나 노래를 부르는 데 예전처럼 부를 수 없어 불편함을 느낀다는 등 본인의 목소리가 만족스럽지 않을 때는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라고 조언한다.음성치료는 원인에 따라 치료(재활)법이 다르다. 성대를 과하게 써서 생긴 성대결절, 성대낭종, 근 긴장성 발성장애 등은 성대를 이완해 부드럽게 접촉할 수 있게 하는 훈련을 한다. 반대로 과소 기능성 음성장애는 성대 접촉이 잘되지 않는 것으로 노인성 후두나 성대마비가 이에 속한다. 이 경우 성대 접촉이 될 수 있도록 성대 내전력을 강화해주는 훈련 중심으로 치료를 진행한다.또한, 음성치료는 환자의 나이와 직업 등에 따라 치료 방법이 달라지는데, 음성전문인이나 음성을 계속 써야 하는 직업, 복용 약물 등에 따라 수술적 치료 여부 등이 판가름 된다.평소 목소리를 아끼는 노력이 최고의 예방법안철민 원장은 "음성장애를 예방하고자 한다면, 평소에 자신의 음성을 감안해서 자기 능력보다 큰 소리와 높은 소리는 내지 않는 것이 중요하며, 편안하고 조용하게 말하는 습관을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그러나 목소리를 아낀다고 작은 소리를 내거나 속삭이는 소리를 내는 것은 매우 나쁜 발성 습관이니 주의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덧붙여 "후두가 건조해지지 않도록 카페인 섭취와 흡연 등은 피하고, 수분을 충분히 섭취해주는 것이 좋으며, 가래를 뱉어내는 헛기침 등은 피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목소리는 그 사람의 내적, 외적 성향과 표현을 그대로 반영한다. 좋은 목소리를 원한다면 밝은 표정과 웃음을 지으면서 부드러운 말소리를 만들어 보는 것이 좋다. 또한 음성장애가 없더라도 음성에 관심을 두고 목소리를 꾸준히 아껴주는 노력이 필요하다.